2019. 5. 12. 18:07ㆍ첫번째, 준비하다가 끝나는 줄
2016년 추석 즈음이었던 것 같다.
가족과 함께 TV에서 여행 프로를 보다가 갑자기 세계일주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.
그리고 그 자리에서 부모님께 장난처럼
"세계일주나 한번 다녀올까 봐?!"
라고 무심히 던지듯 얘기를 했고, 그때는 부모님도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하시며,
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었다. 그 후 몇 달간 머릿속으로만 세계일주를 그려오다가,
2017년 설 즈음 세계일주를 하기로 결정하고 부모님께 통보하듯이 말씀을 드렸다.
당연히 부모님은 반대하셨지만 꼭 해보고 싶다는 나의 얘기에 결국 허락해 주셨다.
여행을 하던 중에도 이미 끝난 지금에서도 많은 분들이 물어본다.
'여행을 떠난 계기가 무엇이냐고'
사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던 사람도, 많이 다니던 사람도 아니었고, 난 그저
'어릴때라면 누구나 꿈꿨을 세계일주라는 것, 더 늦으면 진짜 못할 테니 지금이라도 떠나자!'
이런 생각이 제일 컸었고, 어떻게 보면 지겹고 힘든 회사생활에 대한 도피도 있었다.
그리고 많은 분들이 나에게 여행의 계기가 무엇인지, 목표가 무엇인지 물어오는 와중에
나 스스로 그 목표를 만들어가고 있는 걸 느꼈고, 그 순간 난 모든 것을 잊기로 했다.
처음 내가 떠나기로 했던 이유는 단지 더 늦으면 할 수 없어서, 그저 가고 싶어서였기에,
그 후에는 만나는 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.
"꼭 무엇인가 목표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?
지금 제 나이에 그냥 하고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떠나면 안 되는 건가요?"
내 얘기를 들은 분들은 이 얘기에 딱히 답하지 못했다.
하지만, 난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그저 내가 하고 싶어서 라는,
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.
그리고 이미 여행이 다 끝난 지금, 그때를 그리며 글을 써보려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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